커뮤니티 규칙을 만들기 시작하면 욕심이 생긴다. 이것도 막아야 하고 저것도 규정해야 하고 혹시 이런 상황이 생기면 어떡하지. 그러다 보면 어느새 규칙이 20개, 30개가 된다. 반대로 너무 단순하게 가는 경우도 있다. '그냥 매너 지키면 되죠.' 이 한 줄로 끝내버린다.
둘 다 문제다. 그렇다면 적당한 규칙의 개수는 몇 개일까.
시리즈 1. 커뮤니티 규칙 설계의 기본
#1. 커뮤니티 규칙이 필요한 이유
#2. 좋은 규칙과 나쁜 규칙의 차이
#3. 규칙은 몇 개가 적당한가←
#4. 금지 규칙과 권장 규칙의 구분
#5. 신규 유입자를 위한 규칙 문구 작성법(예정)
#6. 운영자가 먼저 정해야 하는 핵심 원칙(예정)
#7. 규칙이 작동하는 커뮤니티의 공통점(예정)
규칙이 너무 많으면 생기는 일
멤버들은 처음 가입할 때 규칙을 한 번 읽는다. 길면 대충 훑는다. 정말 길면 아예 읽지 않는다.
현실적으로 커뮤니티 멤버들은 가이드라인의 모든 내용을 꼼꼼히 읽지 않는다. 멤버들이 실제로 읽는 것은 커뮤니티의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간결하게 정리한 목록이다.
규칙이 너무 많으면 또 다른 문제가 생긴다. 운영자도 일관되게 적용하기 어려워진다. 규칙 A를 적용하다 보면 규칙 C와 충돌한다. 멤버 입장에서는 무엇을 기준으로 삼아야 할지 모른다. 결국 규칙은 있지만 작동하지 않는 상태가 된다.
지나친 규칙 제정은 피해야 한다. 과도한 규제는 멤버들을 피곤하게 하고 운영자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린다.
규칙이 너무 적으면 생기는 일
반대로 규칙이 너무 단순하면 판단의 여지가 너무 넓어진다. '매너를 지켜주세요' 한 줄짜리 규칙은 사실상 규칙이 없는 것과 같다.
문제가 생겼을 때 기준이 없다. 운영자가 그때그때 감정으로 판단하게 된다. 어떤 날은 허용되고 어떤 날은 삭제된다. 멤버는 기준을 신뢰하지 않게 된다. 불만이 쌓이고 분위기가 흐트러진다.
규칙은 너무 많아도 너무 적어도 문제다. 그렇다면 중간은 어디일까.
실제로 잘 운영되는 커뮤니티는 몇 개의 규칙을 쓸까
잘 운영되는 온라인 커뮤니티들을 보면 규칙의 수에 일정한 패턴이 있다.
세포라(Sephora)의 뷰티 인사이더 커뮤니티는 핵심 규칙을 간결하게 정리했다. 세포라는 멤버들이 커뮤니티 기준을 빠르게 훑어보고 파악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명확히 구분해 보여준다. 세부 설명은 뒤에 있지만 핵심은 한눈에 들어오게 설계했다.
디스코드 서버 운영 사례를 보면 핵심 규칙은 보통 5~8개 수준으로 유지된다. 플랫폼 전체 가이드라인은 많더라도 개별 커뮤니티에서 실제로 적용하는 핵심 규칙은 간결하게 유지하는 방식이다.
일반적으로 소규모~중규모 커뮤니티(멤버 수 1만 명 이하)에서는 5~7개 안에서 규칙을 설계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 범위가 왜 적당한지는 이유가 있다.
5~7개가 적당한 이유
사람의 단기 기억은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정보량에 한계가 있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매직 넘버 7'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한 번에 기억하기 편한 정보의 단위가 대략 5~9개라는 개념이다. 규칙도 마찬가지다. 읽고 나서 기억할 수 있어야 지킬 수 있다.
5~7개면 충분한 이유는 또 있다. 실제로 커뮤니티에서 반복되는 문제 유형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대부분의 갈등과 혼란은 아래 몇 가지 상황에서 발생한다.
● 타인을 향한 비하나 공격
● 주제에 맞지 않는 게시물
● 무단 홍보나 스팸
● 허위 정보나 출처 없는 주장
● 개인정보 침해
이 다섯 가지를 커버하는 규칙만 있어도 커뮤니티 운영의 80%는 해결된다. 나머지 특수한 상황은 운영자의 판단으로 케이스바이케이스로 처리하면 된다.
규칙 개수를 결정하는 3가지 기준
무조건 5~7개가 정답은 아니다. 커뮤니티의 성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아래 세 가지 기준으로 판단하면 된다.
① 커뮤니티 규모
멤버가 100명 이하라면 3~5개로도 충분하다. 초기 단계에서는 문화 자체가 형성 중이기 때문에 규칙이 많으면 부담스럽게 느껴진다. 멤버가 1,000명을 넘어가면 7~10개로 세분화해도 된다.
② 커뮤니티 목적의 구체성
목적이 좁고 명확한 커뮤니티일수록 규칙도 적어도 된다. '마케터들의 콘텐츠 피드백 커뮤니티'라면 방향이 명확하다. 반면 '자기 계발 전반'처럼 주제가 넓은 커뮤니티는 경계를 명확히 그어야 하므로 규칙이 조금 더 필요할 수 있다.
③ 멤버 구성의 다양성
비슷한 배경과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모인 커뮤니티는 규칙이 적어도 질서가 자연스럽게 잡힌다. 반면 불특정 다수가 자유롭게 들어오는 구조라면 규칙을 더 명확하게 설계해야 한다.
규칙을 줄이는 실용적인 방법
규칙이 이미 많다면 줄이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렇게 접근하면 된다.
1단계: 모든 규칙을 목록으로 뽑는다.
지금 있는 규칙을 모두 꺼내 놓는다.
2단계: 비슷한 규칙끼리 묶는다.
'욕설 금지', '비하 발언 금지', '인신공격 금지'는 사실 하나다. '타인에 대한 공격적 언행 금지'로 합칠 수 있다.
3단계: 실제로 발생한 문제에서 나온 규칙만 남긴다.
'혹시 이런 상황이 생기면?'이라는 상상에서 만든 규칙은 지운다. 실제로 문제가 생겼거나 생길 가능성이 높은 것만 남긴다.
4단계: 5개 안에서 핵심을 추린다.
남은 규칙을 5개 이내로 압축한다. 나머지는 필요할 때 운영 공지로 안내하면 된다.
규칙과 별개로 운영 안내를 활용하라
규칙의 개수를 줄이되 세부적인 내용은 별도 운영 안내로 분리하는 방법도 있다. 규칙은 핵심 5~7개, 상세 안내는 FAQ나 고정 게시물로 따로 관리한다.
커뮤니티 가이드라인을 작성할 때는 불필요한 내용이나 군더더기 표현을 피해야 한다. 멤버들의 판단을 흐리지 않도록 허용되는 행동과 허용되지 않는 행동의 예시를 명확하게 제시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핵심 규칙은 눈에 잘 띄는 곳에 상세 내용은 필요한 사람이 찾아볼 수 있는 곳에 배치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규칙은 간결하게 유지하면서도 구체적인 상황에 대응할 수 있다.
규칙 개수 설계 실전 예시
퍼스널 브랜딩 관련 커뮤니티를 운영한다고 가정하면 아래 5개로 시작해 볼 수 있다.
(1) 주제에 맞는 글을 올려주세요. (퍼스널 브랜딩, 콘텐츠, 마케팅 관련)
(2) 다른 멤버를 존중해 주세요. 비하·공격적 언행은 삭제됩니다.
(3) 홍보·광고 글은 운영자 승인 없이 올릴 수 없습니다.
(4) 출처 없는 정보나 허위 내용은 올리지 마세요.
(5) 타인의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공유하지 마세요.
5개. 누구나 읽고 5분 안에 이해할 수 있다. 이렇게 시작하면 된다.
정리하면
규칙의 적정 개수는 커뮤니티 초기 기준 5~7개다. 너무 많으면 읽히지 않고 너무 적으면 기준이 없다. 멤버가 읽고 기억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 운영 중인 커뮤니티의 규칙이 7개를 넘는다면 오늘 한 번 줄여보자. 비슷한 것끼리 묶고 상상 속 상황을 위한 규칙은 지운다. 남는 것이 진짜 규칙이다.
다음 편에서는 금지 규칙과 권장 규칙을 어떻게 나눌지 다룬다. 무조건 금지하는 것보다 더 효과적인 규칙 설계 방법을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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